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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YFLOW · 소식

에이전트캣 대시보드에서 무서운 숫자를 봤어요

저자는 타 사용자의 압도적인 토큰 사용량을 발견하고 충격받은 경험을 통해, 토큰을 단순한 '낭비'가 아닌 '인지 노동의 외주화'로 재정의합니다. 기술적 정답이 없는 현재의 혼란 속에서, 남들의 사용량을 벤치마킹하며 자신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메타인지'야말로 진정한 경쟁력이라고 강조합니다.

같은 도구 쓰는데, 누구는 100배를 태우더라고요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같은 앱을 쓰는 어떤 사람이, 저보다 토큰을 100배 넘게 태우고 있었거든요.

단위를 잘못 봤나, 합산이 중복됐나. 며칠을 다시 뜯어봤습니다. 숫자는 꿈쩍도 안 했어요.

그날 알았습니다. "토큰 좀 아껴 써라"라는 요즘 그 말이, 사실 얼마나 한가한 소리였는지.

(지난 글에서 저는 도구가 평준화될수록 끝에 남는 건 취향과 방향이라고 썼죠. 이번엔 그

도구가 먹는 연료, 토큰 이야기예요.)

그러면서 깨달았어요. 격차를 진짜로 벌리는 건 토큰을 얼마나 쓰느냐가 아니라, 자기가얼마나 쓰는지조차 안 보는 습관이라는 걸.

Agent Cat 트렌드사용자들의 익명 활동 트렌드. 곧 실제 데이터로 전환됩니다.agentcat.app


어느 날 대시보드를 보는데, 한 유저의 사용량이 제가 알던 '많이 쓴다'의 감각을 통째로 벗어나 있었거든요.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단위를 의심했습니다. 합산이 중복됐나, 캐시 토큰이 섞였나 뜯어봤습니다. 쿼리를 새로 짜고 며칠을 검증했습니다. 숫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내가 그동안 던지던 질문이 틀렸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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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예외라고 여겼습니다. 이벤트성이거나, 자동화가 한번 크게 돈 흔적이려니 했습니다.

천천히 알게 되었어요. 그것도 매일, 조금 차이는 있겠지만 계속 우상향하면서 점점 에이전트캣의 토큰의 총 사용량의 규모를 집어 삼키고 있었다는걸

분명 저와 같은 도구를 쓰는데 말입니다.

처음엔 그저 과감한 개인들이려니 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용량은 한 사람의 결심으로는 설명되지 않았습니다. 그릇이 달랐습니다.

우리는 모두 같은 가격표 앞에 서 있다고 믿고 있나요?

저는 아닐거 같습니다.

규모가 어느 선을 넘으면 게임의 규칙이 통째로 다시 쓰입니다. 어떤 곳들은 우리가 매일 노려보는 미터기와는 전혀 다른 조건 위에서 움직입니다. 그게 무엇인지 길게 풀진 않겠습니다. 한 줄이면 충분하니까요. 같은 하늘 아래 있다고, 같은 고도에서 나는 건 아닙니다.

격차는 행동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닙니다. 출발선부터 이미 벌어져 있다는걸 깨닳았습니다.


토큰을 비용으로만 보면 이 모든 게 낭비입니다. 많이 쓰면 손해. 끝.

하지만, 한 발 물러서면 그 셈법이 무너집니다. 토큰은 청구서 숫자이기 이전에, 한 사람이 혹은 한 조직이 하루에 감당하는 읽기와 검토와 시도의 총량입니다.

예전 같으면 사람의 머리와 시간을 갈아 넣어야 했던 인지 노동을, 통째로 기계에 옮겨 실은 무게입니다.

조금더 물러서서 바라 보면, 이 상황 자체가 살짝 다르게 보입니다. 꼬리 끝의 사람들은 돈을 태운 게 아닙니다.

자기 머릿속에서 끙끙대야 할 일을 기계에 떠넘기고 있었습니다. 문서 수백 건을 대신 읽히고, 코드베이스를 통째로 훑게 하고, 자기 주장이 깨질 지점을 미리 캐내게 하면서.

낭비가 없다는 말은 아닙니다. 허영도, 효과 없이 돈만 태우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다 인정합니다. 그래도 숫자는 꿈쩍하지 않습니다.

대규모로 토큰을 태우는 일은 더 이상 무용담이 아니라 뭔가 학계의 점심 같은 밈처럼 모든 사람들이 토큰맥싱을 이야기 하고, 불안함에 개인이나 작은 회사들이 느끼는 심리적인 격차는 지금 이 순간에도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쯤이면 이글 보는 사람들은 두 편으로 갈립니다.

한쪽은 아끼라 훈계하고, 다른 한쪽은 얼마 태웠는지 자랑합니다. 요즘은 후자가 큰소리를 칩니다. '토큰 맥싱'이라는 이름까지 달고, 많이 태우는 게 곧 실력인 양 굴죠. 비웃는 목소리도 당연히 따라붙습니다.

양쪽이 입씨름하는 동안, 덩치 큰 서비스를 굴리는 회사들은 그 논쟁을 거들떠보지 않습니다. 자기 서비스를 떠받치려고 상상 밖의 토큰을 쏟아부으며, 거대한 실험을 돌리는 중입니다. 이 실험이 어떻게 끝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 결과가 개발자의 일상의 방향을 통째로 다시 그릴 거라는 것만은 분명합니다.

이미 많은 개발자가 (저 포함해서), 손으로 코드를 짜지 않는 자리로 넘어와 있다는걸 알고 계시잖아요.

더 골치 아픈 건, 이 변화를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조차 아직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누구는 하네스가 전부라 합니다. 누구는 skill 문서 한 장이 더 세다 하고, 누구는 그마저 걷어내고 agents.md 파일 하나면 끝이라 합니다. 한쪽은 하네스는 끝났다고, 모델이 곧 하네스라고 선언합니다. 다른 한쪽은 그 좋은 모델을 사내에서 못 쓰기에, 여전히 하네스와 셸과 스킬 문서를 붙잡고 버팁니다.

정말 보고 있으면 혼란합니다. 정신착란 올거 같아요.

아무도 같은 곳을 보지 않습니다. 회사의 문제, 개인의 취향, 혹은 손에 쥔 환경이 다르니 결론도 제각각입니다. 지금은 하나의 정답이 모두에게 맞아떨어지는 때가 아닙니다. 다들 자기 몸에 맞는 옷을 대보는, 어수선한 피팅룸 한복판입니다.

에이전트도 이제 그렇습니다. 남이 쓴다고 따라 입는 게 아니라, 자기 전략과 형편에 맞는 스킬을 골라낼 안목. 그게 중요한 순간이라 생각 합니다.

토큰을 많이 태우는 쪽이 늘 이기는 것도 아닙니다. 네이티브 LLM 하나로 소름 끼치는 고도화를 보여주는 회사가 있고, 그걸 자본의 물량으로 깔아뭉개는 회사도 있습니다. 어디에도 정답이라고 깃발 꽂을 자리가 없습니다.

정답이 없다는 것. 그게 이 시기의 가장 정직한 진단이고, 이 판이 이토록 재미있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잠을 줄여가며 뉴스를 뒤지고, 에이전트에게 묻고 또 일을 시키며 각자의 답을 더듬어 찾고있는 중이라 생각 합니다.

이 풍경은 처음 보는 게 아니겠죠.

이제는 건강검진을 예약 하면서 어떤 검사를 더 추가 해야 하나 고민 해야 하는 저와 같은 개발자들은.

살면서 이런 장면을 반복했습니다. 익스트림 프로그래밍 부터, TDD가 그랬고, 애자일이 그랬습니다.
(그렇다고 저 방법론이 나쁘다는건 아닙니다.)

새 흐름이 뜨면 누군가 그걸 정리해 이름 붙이고, 마케팅으로 포장해 회사마다 정답인 척 팔아넘깁니다. (정답이거나, 좋은 것도 있기 마련입니다. 정말로요)

"당신 회사엔 아직 이게 없죠?" 그 한마디로 불안을 후벼파면서. 우리에겐 그런 역사와 전통이 길게 있습니다.

그러다 또 다른 패러다임이 도착하면, 같은 장면이 처음부터 다시 돌아갑니다. 매번.

그래서 우리는 결국 같은 질문 앞으로 돌아옵니다. 그럼, 어떻게 일할 것인가.

우리는 이미 겪어왔기에 이야기 하자면, 답은 유행에 있지 않습니다. 기본기를 갈고 닦고, 흐름은 놓치지 않는 노련함, 전부 갈아엎지도 옛것만 끌어안지도 않으면서 적소적기에 맞는 도구를 꺼내 드는 현명함. 지금 필요한 건 그런 지혜로움 이라 생각 합니다.

기술엔 봄과 겨울이 있고, 무엇을 쥐고 무엇을 놓을지 잘 가려야 한다고. 봄에 들뜨지 않고 겨울에 얼지 않으려면 멀리 보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그 말과 우리가 지나온 역사를 다시 훑어보면, 답의 윤곽은 거기 이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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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질문들 앞에 서 있다 보면, 헛웃음 나는 사실 하나와 마주합니다.

남이 토큰을 어디에 어떻게 태우는지 그토록 파고들면서, 정작 저는 제 숫자를 몰랐습니다. "나는 이번 주에 뭘 어디에 썼지?" 이 질문에, 저조차 입을 다물었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통장 잔고는 압니다. 카드값도 봅니다. 서버 사용률도 대시보드로 들여다봅니다. 그런데 매일 태우는 토큰만큼은, 자본이라 부르면서 장부 한 번 펴지 않습니다. 다들 그렇습니다. 자기가 어느 쪽에 서 있는지도 모른 채,

'나는 적당히 쓰는 편'이라고 우기며 하루를 흘려보냅니다.

격차를 진짜로 벌리는 건 사용량의 크기가 아닙니다. 두려움에 자기 발밑을 내려다보지 않는 습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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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지 더.

자기 숫자 하나로는 약합니다. 100이라는 값도, 남들이 어디쯤인지 모르면 많은 건지 적은 건지 알 수 없으니까요.

그래서 사용량의 흐름은 여러분의 참여로 함께 그려집니다. 각자의 사용이 익명으로 모이면, 그제야 같은 지형도를 펼쳐 봅니다. 그 꼬리가 실제로 얼마나 긴지, 한가운데는 어디인지, 지형이 달마다 어떻게 출렁이는지. 모든 데이터는

익명으로 집계되고, 누구도 특정할 수 없습니다. 개인의 사용이 드러나는 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함께 보는 건 전체의 윤곽뿐입니다.

처음 그 분포 앞에서 멈춰 섰던 저처럼, 당신도 언젠가 그 지형도 앞에서 숨을 한 번 고르게 됩니다.

지금은 잘 안 보일 뿐입니다. 겉으론 누군가의 비용이 조금 늘어난 것처럼 보이니까요. 새로운 자원은 늘 그렇게 자리를 잡았습니다. 처음엔 낭비처럼 보이다가, 운영의 격차가 되고, 끝내 가치의 격차로 돌아옵니다. 매번 그랬습니다.

그러니 지금 던질 질문은 "토큰을 얼마나 써야 하나"가 아닙니다.

나는 내가 지금 어디 서 있는지, 보고는 있는가.

저는 제 숫자를 들여다보면서 그 질문에 답할 수 있게 됐습니다. — agentcat.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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