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에 SNS을 열면 똑같은 생각이 든다. 나만 뒤처지고 있나.
어디는 벌써 골이니 루프니 하는 걸 돌려서 AX팀을 만들었다고 하고, 누구는 에이전트로 개인 사업을 차려서 돈을 엄청 벌었다고 한다. 스크롤을 조금 더 내리면 에이전트 사용법에 에르메스, 오픈클로를 얹어서 한 번에 60만원짜리 강의를 파는 사람이 나온다.
그 밑에는 하루에 천억 토큰을 썼다는 인증이 달린다.
그렇게 한참을 보다가 앱을 끄면, 이상하게 마음만 조급해져 있다. 정작 내가 오늘 뭘 공부해야 하는지, 어디에 포커스를 맞춰야 이 배에 탈 수 있는 건지는 여전히 모르겠는 채로.
이 어지러움에는 이유가 있더라.
기술이 싸진 시대에는 항상 같은 현상이 온다.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이 한꺼번에 떠오르고, 모두가 다시 그 아이디어들을 바라보게 된다.
하루에도 몇천 개, 몇만 개의 아이디어와 함께 미친 것 같은 제품들이 쏟아진다. 우리는 이걸 이미 한 번 겪었다. 모바일 시대. 앱스토어가 열리고 나서 몇 년 동안, 세상 모든 것이 앱이 되겠다고 줄을 섰던 그 시절과 지금은 놀랄 만큼 똑같이 느껴진다.
그 시절이 그랬듯, 소음이 진실보다 훨씬 크다.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스타트업을 보고 자라온 세대다. 사기꾼도 있었고, 정말 세상을 바꾼 회사도 있었고, 마침내 과실을 얻어낸 멋진 회사들도 봐왔다. 그 경험이 우리에게 가르쳐준 게 하나 있다면, 말만 하고 행동이 없던 사람들은 결국 속 빈 강정이었다는 거다. 역사적으로, 예외가 거의 없었다.
지금이 정확히 그런 국면이다. 누구도 자신의 의도를 내비치지 않는다. 오픈소스는 점점 많아지는데 오픈소스의 정신은 점점 사라진다. 기술이 싸진 시대가 되었으니 당연한 수순인지도 모르겠다. 새로 올라오는 레포들에는 MIT 대신 폴리폼 라이선스가 붙어있더라. 열려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닫혀 있는 시대.
이런 상황에서 중요해지는 질문은 하나다. 누구를 믿고 누구의 말을 들어야 하는가.
강의팔이의 해부
그 60만원짜리 강의, 나도 클릭해보고 무슨 말인지 가본적도 있다.
커리큘럼을 뜯어보면 절반은 공식 문서 목차를 순서만 바꾼 것이고, 나머지 절반은 유튜브에 무료로 굴러다니는 이야기다.
무료 자료와 다른 점은 딱 두 가지다. 모집 페이지에 붙어 있는 월 매출 캡처, 그리고 "선착순 마감" 카운트다운.
이 장사의 구조는 단순하다. FOMO를 팔고, 안도감을 배송한다. 수강생이 60만원을 내고 사는 건 에이전트 사용법이 아니라 "나도 뭔가 하고 있다"는 기분이다.
그 기분은 2주쯤 간다. 그리고 정확히 그 타이밍에 다음 강의가 열린다.
제일 이상한 부분은 이거다.
에이전트로 돈 버는 법을 가르치는 사람의 가장 큰 에이전트 수익이, 에이전트로 돈 버는 법을 가르치는 일이라는 것.
그 방법으로 진짜 돈이 벌리면 강의를 찍을 시간이 없다. 커리큘럼 짜고, 모집 페이지 만들고, 후기 관리할 시간에 그냥 그 에이전트를 한 번 더 돌리는 게 수익이 크니까.
우리는 이 장면이 처음이 아니다. 챗지피티가 나왔을 때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강의를 팔던 사람들이 있었다. 그 강의들, 지금 어디 갔나. 코인 때도, 스마트스토어 때도, 유튜브 수익화 때도 지금 돈내고 보러 왔더니..
서 있던 건 같은 얼굴들이다. 파는 물건만 바뀌었을 뿐이다. 물건이 뭐든 상관없다는 게 그 장사의 본질이니까.
구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진짜 실력자는 조용히 돈을 벌고, 강의팔이는 후기만 보여준다.
조용한 사람들
내가 관찰한 바로는 이렇다. 정말 멋지게 쓰는 사람들은 쓰레드에 굳이 자랑하지 않는다. X에 굳이 올리지 않는다. 그 시간에 코드 한 줄을 더 보고, 에이전트에게 일을 맡긴다.
천억 토큰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누구는 토큰 맥싱이니, 하루 만에 천억 토큰을 어떻게 쓰니 하는걸 비웃지만, 무제한 계약을 맺고 자기네 기능들을 뽑아내며 이미 에이전틱 코딩은 실험대 위에 올라가 있다.
우리같은 개인/작은 회사가 토큰 사용량으로 대기업과 경쟁하는 그림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건 그들의 게임이다.
큰 컨퍼런스에 가도 비슷하다. 에이전트 이야기를 한다고 해서 가보면, 하네스를 어떻게 연결하고 로컬 에이전트를 어떻게 튜닝하는지를 이야기 한다.
정말 훌륭하고 멋진 이야기다. 듣기만 해도 개발자의 가슴에는 불이 켜지고, 당장 가서 해보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조금 먼 이야기 이긴하다.
로컬 에이전트를 내 32G 짜리 맥북에서 어떻게 돌릴거며, 그 많은 파이프라인이 당장 내 서비스에 필요 하지도 않는 상황이다.
또한, 그러한 것들을 준비 한다고 하여도, 당장 들어갈 토큰의 양이 내 구독 혹은 회사에서 준 결제 금액에서 할 수 있는 양보다 아득히 넘어가버린다.
회사에서 에이전트를 쓰는 사람이 열 명도 안 되고, 하네스라고 해봤자 사이드이펙트 체크에 얕게 버무려진 것들을 쓰면서, 당장 내려오는 일들을 쳐내기 급급한 우리에게 그건 먼 미래의 일처럼 들린다.
물론 당장 코덱스나 클로드 코드를 켜고 직접 물어보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실제로 쓰는 개발자와 디자이너, 기획자가 어떤 팁으로 일하는지는 너무 파편화돼 있다. 블로그 한 조각, 쓰레드 한 줄, 유튜브 십 분. 그네들의 사정은 전부 다르다.
누구 말이 내 상황에 맞는 말인지 가려내는 데 드는 비용이, 정보 그 자체의 가치를 넘어서버린 지 오래다.
내가 정말 듣고 싶은 이야기
그래서 생각해봤다. 소음을 다 걷어내고 나면, 내가 정말 듣고 싶은 이야기는 뭘까.
매출을 극대화하려고 에이전트를 어떤 방식으로 굴렸는지. 자그마한 서비스를 만들면서 서버 비용은 어떻게 절감했는지.
디자인은 어떻게 구현했고, 어떻게 만들었으며, 그 안에 담긴 컨셉과 이야기는 무엇인지.
4~5천만원짜리 장비 빵빵하게 갖춘 로컬 모델 이야기가 아니라, 그냥 내 맥미니나 맥북에서 어떻게 돌렸고 그걸 어디에 쓰고 있는지.
에르메스는 어떻게 세팅해서 쓰는지. 그래서, 지금 당장 내 프로젝트에는 어떻게 녹일 수 있는지.
"대기업이 쓰는 에이전트" 말고. 너는 어떻게 쓰는데? 진짜 개발자들은 어떻게 쓰는데?
이 질문에 답해주는 자리가 없었다. 그래서 만들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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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be, Dive!
vibe dive는 컨퍼런스다. 강연을 파는 자리가 아니라, 실제 사용기를 보여주는 자리다.
내가 정말 듣고 싶고, 보고 싶은 분들을 모셔서 이야기 하는 자리다.
검증은 이미 각자의 사무실에서 이미 벌어진 일이다. 그걸로 이미 돌고 있는 서비스들이 존재 한다.
진짜 개발자들이 사무실에서 어떻게 쓰는지, 관심 있는 일반인이 어떻게 사용해서 자신의 사업에 도움을 받는지, 기획자가 자기 업무를 어떻게 최적화하는지.
나는 그것들이 궁금했다.
트랙은 두 갈래로 나누었다.
vibe. 일반인, 디자이너, 기획자가 들어도 편한 얕은 방향의 트랙이다. "나는 이렇게 일해요"의 트랙. 화려한 데모가 아니라, 매일 반복되는 업무가 에이전트로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보는 자리다.
dive. 개발자들에게 초점을 맞춘 트랙이다. 다만 일반인이 들었을 때도 "아, 개발자들은 에이전트를 이렇게까지 딥하게 쓰는구나"를 느끼고 나갈 수 있게 설계한다. 진입장벽은 낮게, 수심은 깊게.
약 30명 정도, 인당 만원
한번 오면 오히려 그 이상한 강의들보다 나을거라 생각 한다.
듣고 궁금한점 이 있으면, 발표 끝나고 직접 발표자 에게 가서 물어봐라.
누군가에게는 이마저도 스캠으로 들릴지 모른다는 걸 안다.
강의팔이를 저격하는 글 밑에 결국 자기 행사 홍보가 붙어 있으니,
그렇게 읽는 사람이 있어도 이상하지 않다. 내가 정말 화딱지나서 만든것도 맞다.
우리는 어떻게 에이전트로 문제를 풀어가는 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뿐.
나에게 이 컨퍼런스는, 누군가에게는 에이전트 시대의 문을 여는 길잡이가 되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 이 시대, 이 상황에서 우리 같은 일반인들이 어떤 형식으로 에이전트를 쓰고, 그 미래를 어떻게 그려나가는지. 그걸 이야기하고 싶을 뿐이다.
조용히 자기 할 거 하던 사람들의 발표가, 쓰레드에서 헛소리 하는 ai계정보다 백배 만배 만배 천배 나아 보인다.
실제 목소리가 더 크게 들리는 하루가 됐으면 한다.
"저는 개발자가 아닌데 가도 될까요?"
이 질문을 제일 많이 받는다. 오히려 당신을 위한 자리에 가깝다는 거다.
요즘 제일 재미있게 AI를 쓰는 사람들은 개발자만이 아니다. 기획자는 회의록과 리서치를 맡기고 정작 자기는 판단에 집중하고, 디자이너는 초안 열 개를 5분 만에 깔아놓고 고르기 시작하고, 어떤 사람은 코드 한 줄 안 짜고도 자기 가게에 필요한 작은 도구를 직접 만들어 쓴다. 이들은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하지 않는다. 그냥 오늘 할 일을 어제보다 두 시간 일찍 끝내고 퇴근할 뿐이다.
vibe dive의 절반은 그런 이야기다.
코드가 하나도 안 나오는 발표가 있고, 코드가 잔뜩 나오는 발표가 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코드가 잔뜩 나오는 발표를 코드 모르는 사람이 봐도 남는 게 있다. "아, 잘하는 사람은 AI한테 이렇게까지 시키는구나. 이렇게까지 의심하는구나." 그 감각 하나만 가져가도 당신이 내일 프롬프트를 쓰는 방식이 바뀐다.
우리가 트랙을 굳이 둘로 나눈 이유가 이거다.
vibe는 얕은 물이다. 프롬프트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고, 혼자 빠르게 만들고, 지치지 않고 계속하는 방식. 개발을 몰라도 편하게 발이 닿는다. dive는 깊은 물이다. 기존에 굴러가던 코드에 AI를 붙이면 뭐가 깨지는지, 결과물을 사람이 어떻게 검토하고 책임지는지. 다만 깊은 물에서도 당신을 물 밖으로 밀어내지 않게 설계했다. 진입장벽은 낮게, 수심은 깊게.
그리고 하나 더.
저녁 6시부터 준비된 네트워킹 90분이 어쩌면 더 값질지도 모른다. 옆자리에 앉은 사람도 당신과 똑같이 "나만 뒤처지나" 싶어서 검색하다 여기까지 온 사람일 확률이 높으니까. 명함 없이, 자랑 없이, 그냥 요즘 뭐 쓰냐고 물어보면 된다.
Vibe, Dive!
7월 25일 토요일 오후 1시, 인천 송도 에이피텍 7층.
(몬드리안 AI 송도 로 찍어서 오시면 편합니다 :) )
궁금한점이나 딴지 걸고 싶으면
지디지 인천 오픈채팅방 와서 다니엘에게 물어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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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은 여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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