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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포를 파는 사람들 VS 조용히 만드는 사람들 - Vibe, Dive 2편.

AI 시대에 기술적 희소성이 사라지면서 타인의 불안을 자극해 수익을 올리는 교육 마케팅이 범람하고 있습니다. 저자는 결과물을 단순히 생산하는 능력보다 생성된 결과를 의심하고 검증하며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가 진정한 실력임을 강조합니다. 이를 위해 광고성 강의가 아닌, 실제 현업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빌더들이 서로의 화면을 공유하며 배우는 건강한 커뮤니티 문화를 제안합니다.

요즘 에이전트 톤이 우후죽순 열린다.

가서 주제를 받고, 옆에서 코칭을 받으면서, 끝까지 하나를 만들어 온다는 포맷이다.

그런데 매번 끝나고 나서 드는 생각은 하나였다.

시간 아까웠다.

(토큰을 주는 것도 아닌데 몇십만 원씩 한다 ㅋㅋㅋ)

솔직히 이 기획 의도를 잘 모르겠다.

난 14년간 구글 개발자 그룹 커뮤니티를 운영해왔다.
( 개발자로도 15년간 일하고 있다. 커뮤니티 운영하는건 취미다. 돈 못번다. 오히려 내돈 썼으면 썻지..)

그동안 정말 많은 개발자와 기획자, 디자이너를 위한 자리를 기획해왔다. 그러면서 이름만 바꿔 주기적으로 다시 등장하는 이런 "XX톤" 류를 숱하게 봐왔고, 직접 참여도 해봤다.

오해는 말자. 이런 자리가 필요 없다는 게 아니다. 나도 필요하다고 보고, 중요하다고도 느낀다.

다만 인당 20만 원을 내고 가서, 그 자리에서 내 아까운 토큰까지 태워야 하는 구조에는 의문이 먼저 든다.

차라리 솔직하게 "도와주시는 분들께 인당 십만 원씩은 드립니다"라고 하든가.

아니면 이런 이력을 가진 사람들이 너를 어떻게 도와줄 수 있는지를 먼저 보여주든가. 돈을 받는 쪽이 뭘 주는지는 흐릿한데 가격표만 선명한 행사가 너무 많다.

공포를 파는 시장

매번 느끼는 거지만, 이렇게 혼란스러운 세상에는 눈 뜨고 코 베이는 "공포"를 심어서 돈을 뜯는 사람들이 많다. 교육 시장이 특히 그러하다. 그래서 나는 교육 시장에 큰 불신을 가진 사람 중 하나다.

물론 아예 필요 없다는 건 아니다. 시작점을 못 찾거나 방식 자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분명 의미가 있다. 문제는 대상이다. 이미 이런 학습을 숱하게 해봤고 혼자서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람은 애초에 그 자리의 대상이 아니다. 그럴 거면 차라리 아예 모르는 사람을 상대로 하는 방향이 더 정직하지 않을까. 뒤처졌다는 감각을 이미 다 아는 사람에게 다시 파는 건, 교육이 아니라 마케팅이다.

기술이 싸지면, 신뢰가 비싸진다

조금 더 들어가 보자. 왜 이런 "톤"들이 자꾸 생기는 걸까.

만드는 게 싸졌기 때문이다. 예전엔 뭔가를 만들 줄 안다는 것 자체가 희소했다. 이제는 아니다. 누구나 만든다. 그러면 희소해지는 건 만드는 능력이 아니라, 누구를 믿을 것이냐는 판단이다. 기술이 바닥까지 싸지면, 그다음에 값이 뛰는 건 언제나 신뢰다.

공포를 파는 사람들은 정확히 이 지점을 노린다. 네가 뒤처졌다고 겁을 주고, 그 불안을 담보로 자기 신뢰를 판다. 근데 그 신뢰에는 근거가 없다. 월 매출 캡처와 선착순 카운트다운은 근거가 아니다. 오픈소스가 점점 늘어나는데 라이선스는 점점 닫히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열려 있는 척하면서, 조용히 값을 매기는 것.

이제 능력은 의심하고 책임지는 것이다

결과물이 흔해질수록, 진짜 능력은 다른 데로 옮겨간다.

AI가 뽑아준 코드, 문서, 분석. 빠르고 그럴듯하다. 근데 그럴듯한 걸 그대로 삼키는 사람과, 어디가 틀렸는지 의심하고 검증하는 사람은 반년 뒤에 완전히 다른 자리에 서 있다. 좋은 프롬프트를 쓰는 게 실력이 아니다. 나온 결과를 의심하고, 고치고, 최종 판단에 책임지는 게 실력이다.

결국 AI가 다 만들어주는 시대에 가장 희소한 사람은, 그 결과에 책임지는 사람이다. 그리고 이 감각은 강의 슬라이드로 안 넘어온다. 실제로 깨져본 사람의 화면에서만 넘어온다.

진짜 빌더는 조용하다

그게 아니라면, 이제는 조용히 세상을 바꾸는 서비스와 묵묵히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에게 다시 관심이 필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옆자리 친구가 조용히 만들고 있는 툴. 개발자가 아닌데도 자신이 맞닥뜨린 문제를 조용히 풀어내는 무언가를 만드는 사람들. 나는 이런 사람들이 진짜 빌더, 진짜 바이브코더라고 느낀다. 예쁘게 프론트엔드만 깔아놓고 "나 fable5로 3억 토큰 써서 만들어쩌염" 하는 쪽이 아니라.

우리는 이 장면을 이미 숱하게 봤다. 앱 개발 시장이 열린 지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같은 상황이 이름만 바꿔 다시 반복되고 있을 뿐이다. 누군가에게는 데이팅 앱이나 화려한 프론트엔드보다, 오늘 새벽 콘크리트 타설을 나가기 전에 여는 "이슬점 구하기" 같은 작은 앱이 훨씬 귀할지도 모른다. 이제는 너도나도 앱을 만들고, 세상의 문제를 바라보고 해결책을 내놓을 수 있는 시대다. 그래서 더더욱, 무엇을 만들 수 있느냐보다 누구의 어떤 문제를 푸느냐에서 갈린다.

무엇을 볼 것인가

트위터나 스레드, 카톡 오픈채팅에서 다른 사람들이 AX를 어떻게 써서 앞서가고 있는지는,

솔직히 상관 안 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시의 상당수는 당장 먹고살기 위해 보여지는 것이고, 결국 자기가 만든 강의를 팔기 위함일 테니.

눈길 줄 필요가 없다.

오히려 그 사람의 연혁과 실제로 검증된 것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딸깍 한 번으로 뭔가 만들어지는 하네스나 깃헙 스타 3천 개짜리 멋진 레포보다, 지금 당장 우리가 회사에서, 사회에서 어떤 문제를 풀고 싶은지, 거기에 어떤 가치를 더해 사람들에게 내놓을 것인지가 먼저다.

아무리 화려한 UI/UX와 멋진 기술이 나와도, 내가 지금 살아가는 일에 필요가 없다면 결국 쓰고 싶지 않은 서비스가 된다.

우리는 이미 앱의 시대를 거치며 서비스의 홍수를 봤고, 이제는 앱스토어에서 앱을 새로 까는 게 1년에 두어 개 될까 말까 한 시대를 살고 있다. 화려함은 더 이상 진입권이 아니다.

실제 필요한 지식은 내 옆 에서 온다

14년간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배운 게 하나 있다. 진짜 쓸모 있는 지식은 퍼널을 타고 위에서 아래로 팔려 내려오지 않는다. 옆자리에서, 같은 문제를 먼저 겪은 사람 입에서 건너온다.

어차피 위에서 내려오는 지식은 너도 알고 나도 알고 지나가는 냥이도 안다.

"저 이거 이렇게 했는데 여기서 깨지더라고요" 한마디가, 20만 원짜리 커리큘럼보다 정확할 때가 많다. 그 사람은 네 상황과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이니까. 공포를 파는 쪽은 이걸 무대와 객석으로 갈라놓지만, 실제로 배움이 일어나는 곳은 언제나 무대 아래, 사람과 사람 사이다.

그래서, 판을 하나 깔았다

이름은 vibe dive.

강연을 파는 자리가 아니라, 화면을 보여주는 자리다. "검증된"이라는 수식어는 붙이지 않았다. 검증은 무대 위에서 하는 말이 아니라 각자의 사무실에서 이미 벌어진 일이어야 하니까. 출판 에디터, 그룹사 AI 엔지니어, 1인 인디 개발자, 카카오페이와 리멤버·뱅크샐러드를 거친 개발자까지 — 여덟 팀 전부 현업이다. 강의를 파는 사람들이 아니라, 강의를 찍을 시간이 없는 사람들이다.

자리는 30개가 전부다. 티켓은 만 원, 순전히 노쇼 방지용이다.

(저 티켓돈으로 모아서 끝나는 시간에 맥주랑 피자 치킨도 나올거다.)

돈을 벌려고 여는 게 아니다.

(저 받은 돈도 마지막 시간 치킨/피자/맥주 나눠주면 끝날거다 ㅋㅋ)

공포를 팔고 뒤처졌다는 감각으로 돈을 모으는 쪽 말고,

실제로 이 도구로 조용히 삶을 바꾸고 자기 앞의 문제를 하나씩 풀어가는 사람들

— 나는 그쪽 화면을 보여주고 싶을 뿐이다.

7월 25일 토요일 오후 1시, 인천 송도 몬드리안에이아이(에이피텍 7층). 티켓타코에서 예매.

Vibe, Dive! (7월 미니 컨퍼런스) | 티켓타코Vibe Dive 7월 미니 컨퍼런스 바이브로 빠르게 만들고, 다이브로 깊이 있게 검증하는 사람들의 작은 모임. AI 에이전트와 함께 일하는 방식은 이미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단순히 “어떤 AI를 쓸까?”가 아니라,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ticketa.co

아, 물론 다 그런 건 아니다. 최근에 열린 가재톤 같은 행사는 무료였고, 진짜 멋있었다. 난 못 갔지만 어떻게든 참가하고 싶었던 자리였다.

우리가 예전부터 추구해온 가치와 오픈소스 문화를 그대로 보여준 판이었으니까.

이 글은 그런 걸 깎아내리려고 쓴 게 아니다. 그 반대를, 돈을 벌자고 공포를 파는 쪽을 차마 두고 볼 수 없어서 적었다.

매출 캡처도, 선착순 카운트다운도, 수강 후기도 없다. 와서 화면을 보면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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